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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알

[담알] 현대au- 대학생

[담알] 대학생 cc

w. 쿠엔

알타이르는 어느 새 조용해진 주변을 슥 둘러보다가, 재빠르게 사물함 문을 닫고 나와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운동을 하면서 길러진 민첩함이 이럴 땐 정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서, 그는 조용히 소리를 죽여 제가 연습하던 펜싱 도구가 즐비하던 훈련실에서 나와 건물을 완전히 벗어났다.
시원한 바람이 훅 끼치는, 어느새 완연한 저녁이었다. 마지막으로 연락했던 게 점심 쯤이었던 것 같은데. 그는 들고 나온 휴대폰을 집어들고 잠시 연락을 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먼저 찾아가기로 결심했다. 천천히 움직이던 걸음은 점점 더 빨라졌다. 운동화보다도 구두를 신고 나와서 걸음은 조금 느렸지만, 거의 항상 입고 있는 체육복을 사물함에 집어넣고 사복으로 차려입고 운동화 대신 구두를 신고 나온 건 다 이유가 있었다. 원래라면 훈련실에 있어야 하는 시간이지만, 그는 남몰래 애인을 만나러 가기로 결정했기 때문이었다. 바야흐로 온 학교가 가장 시끌벅적한, 축제가 열리는 날이었다.
거리거리마다 맛있는 냄새가 흘러나오고, 소란한 웃음소리가 즐겁게 퍼지고 있었다. 알타이르는 일부러 주점들이 가장 많은 거리를 골라 빠르게 눈으로 훑으며 미대 건물로 향하고 있었다. 가장 빠른 길은 아니지만, 이쪽으로 가면 어느 주점이 어디에 있는지를 바로 알 수 있었다. 담이 좋아할만한 가게들을 몇 개 눈으로 짚어둔 알타이르는 거리를 벗어나자마자 거의 달리다시피 미대 건물로 도착했다. 한 번 더 민첩함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여전히 불이 켜진 미대의 건물 안으로, 쏙 진입한 알타이르는 헤매지 않고 척척 계단을 찾아 올라갔다. 저만큼이나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 애인을 생각하며 알타이르는 담이 있는 방 너머에서, 창문 위로 빼꼼히 고개를 내밀었다. 알타이르가 연락도 하지 않고 온 까닭에, 남은 작업에 여념이 없는 담의 모습을 보던 알타이르는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고 고개만 살짝 들이밀었다.

“담 씨...!”

“알!”

문 가까이에서 작업을 하고 있던 담은 알타이르의 목소리에 벌떡 일어나 문 가까이로 달려왔다. 아무렇지 않게 폭 안기고서 왜 연락 없이 왔냐느니, 어떻게 나왔냐느니, 종알거리는 담을 안고 있는 알타이르는 둘의 모습을 식은 눈으로 바라보는 담의 동기 친구들의 눈길을 어색하게 받아내고 있어야했다.

“잠깐만 기다려봐. 야, 누가 알이 째려봤냐, 응?”

고개를 들자마자 어색하게 웃고 있는 알타이르를 발견한 담이 바로 제 동기들을 째려보자, 친구들은 흠흠 거리며 고개를 피했다. 그제야 만족스럽게 웃은 담은 알타이르를 문 밖으로 잠시 숨겨 두고, 작업을 정리하고 재빠르게 밖으로 따라나왔다. 알타이르의 손을 맞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미술실의 문을 닫으려다가,

“알지? 알 코치님 찾아오면 모른 척 하는 거?”

씩 웃은 담은 그제야 완전히 문을 닫았다. 하루 이틀 있는 일이 아닌지라, 익숙하게 이루어진 일련의 탈출 과정을 거친 그들은 건물 밖으로 벗어나서야 온전히 자유로워진 기분을 느끼며 깍지 낀 손을 가까이 끌어당겨 팔짱을 꼈다.

“어디로 가볼까? 맛있는거 있겠지, 응?”

“여기 이 쪽에 주점이 많아요.”

알타이르는 제가 방금 보고 온 곳들로 담의 손을 잡아 이끌었다. 음악소리와 가게에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소리가 섞여 나오는 밖은 온통 흥겨운 소리들이었다. 둘은 나란히 손을 잡고 돌아다니며 이 곳 저 곳에 들러 간식거리들을 사들고 나왔다. 소세지와 떡이 한 꼬치에 나란히 끼워진 꼬치를 하나씩 들고 나온 둘은 나란히 주점들 사이를 거닐며 여유롭게 축제의 분위기를 즐겼다.

“일도 쉬어가면서 해야지, 응? 일만 하다가는 병이 난다구~”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신이 난 담의 말에 고개를 열심히 끄덕이며 알타이르는 손에 들린 꼬치를 한 입 더 베어물었다. 소세지와 떡을 따로따로 먹고 있는 알타이르의 모습을 본 담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잠깐! 잠깐! 하고 그를 붙잡았다.

“네?”

“봐봐, 이렇게 같이 먹어야지.”

꼬치의 옆을 공략해 소세지와 떡을 한 입에 베어 문 담은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이렇게 먹어야 맛있는 거라구 이건, 응? 그제야 아! 하고 깨달은 표정을 지은 알타이르를 보며, 이렇게 먹어보라며 눈짓을 하던 담은 갑작스럽게 가까워지는 거리에 어라, 하고 굳었다. 쪽 하고 순식간에 담의 입술 곁으로 제 입술을 붙였다 떼어낸 알타이르는 제 입술에 옮겨 묻은 케찹을 낼름 핥아 먹었다.

“케찹이 묻어서...”

야, 너... 담은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어이없음과 당황스러움이 공존하는 가운데 새빨개진 얼굴을 숨기지 못하고 있었다. 아! 하고 깨달은 표정 지을 때는 언제고! 억울한듯한 담의 말에도 알타이르는 여전히 물음표 같은 표정을 띄운 채였다.

“얼굴에 케찹이 묻으신 걸 발견해가지고 그런 거에요.”

왜요? 응? 휴지가 없어서.. 휴지를 사올까요? 고개를 숙여 연신 담의 얼굴을 들여다보려는 알타이르의 얼굴을 보며 담은 픽, 웃고 말았다. 귀여워서 어떡하지. 이번엔 담이 재빠르게 알타이르의 콧망울 위로 입술을 꾹 내리 누른다.

“됐어. 휴지 같은 거 필요 없어.”

“제 코에 케찹이 묻었었어요...?”

담의 행동에 놀라서 제 코 위를 문질문질 손으로 문지르는 알타이르의 표정을 보며, 담은 결국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마냥 순진하건지, 바보같은 건지, 알 수가 없어도 괜찮았다.

“여기도 묻었네, 응? 여기도.”

알타이르의 아랫 입술을 검지 손가락으로 꾹 누르며 싱글싱글 웃는 담의 표정을 보던 알타이르는, 그제야 담이 왜 입술을 눌러온 건지 눈치를 챘다. 시원한 저녁 바람이 불고, 어느새 여름이 짙은 녹음이 흩날리는 것마저 그녀를 닮아 온통 분홍빛이었다. 분홍빛 눈동자는 거리가 가까워져도 저와 눈을 마주했다. 입술이 맞닿는 순간, 약속한 것처럼 꼭 감는 두 쌍의 눈동자를 두고, 푸른 나뭇잎들이 꽃비처럼 흩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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